• 2023. 7. 7.

    by. 필요한 정보

    박은선 축구선수는 예전 한국 여자축구의 위상을 높인 중심이었지만, 주위에 있는 당시 축구 감독들의 이상한 행동으로 피해를 받았던 선수이기도 하다.

    박은선 축구선수 프로필, 키, 나이, 성별 논란
    사진출처: 나무위키

    박은선 축구선수 프로필

    박은선은 신장 182cm, 1986년 12월 25일 생이다.  그는 중2 때 축구를 시작한 이후 그때도, 지금도 축구를 하는 이유는 같다고 한다. "축구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20년 넘게 축구를 했지만 여전히 나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낀 만큼 해도 해도 어렵다. 그런데 그게 재미다. 아직도 해 볼 수 있는 게 있다는 것, 아직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여전히 축구를 하는 이유다"라고 말한 바 있다.

    박은선은 고등학생 신분이던 2003년 국제축구연맹(FIFA) 미국 여자 월드컵에 출전했다. 그때 나이 16살에 서울 위례정보 산업고 1학년이었다. 신장 180cm이라는 국내 여자 축구 선수로는 압도적인 피지컬과 킥력으로 한국 여자축구를 이끌 대형 유망주로 꼽혔다. 그는 17세에 남녀 축구 통틀어 역대 최연소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미국 월드컵 출전권을 건 AFC 여자 아시안컵 홍콩전이었는데, 그 경기에서 박은선 선수는 4골을 터트리며 8-0 대승을 이끌었다. 같은 해에 여자월드컵 대회를 치르고, 이듬해 2004년엔 그리스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했다. 특히 아시아 여자청소년 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을 헤트트릭으로 격파하며 우승을 견인했는데, 이 대회에서 우수 선수와 득점왕(8골)에 선정돼며, 한국에 초대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이 2005년을 통쨰로 날린 해는 국제무대에서 한국 여자축구의 위상을 높여나가던 해이기도 하다.  박은선이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2005년 고교 졸업을 앞두고 실업팀과 대학에서 입단 제의가 물밀듯 밀려들었다. 박은선은 은사가 있는 신생 구단 서울시청에 선택했다. 그런데 누군가 '고교 졸업 후 대학 2년을 거쳐야 실업팀에 갈 수 있다'는 여자축구연맹 세칙을 어겼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에게 입단 제의를 했던 지도자들은 기억도 하지 못할 만큼 먼지 덮인 세칙이었다. 결국 박은선은 2년간 연맹 주최의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중징계를 받았다. 특히나 잘 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정작 축구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억울한 마음에 방황을 시작했고, 무단이탈을 저지르면서 또 2년 징계를 받았다. 이후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 동안 소속팀이 없는 무적 선수로 전락했다.

     

    그러다 2013년, 서울시청에 돌아온 그는 WK리그 22경기 출전에 19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역시 박은선'임을 증명했다. 박은선이 돋보이자 또다시 그를 괴롭혔다. 그해 11월, 서울시청을 제외한 WK리그 감독들이 한국여자축구연맹에 박은선의 성별 진단을 요구하며 '성별 판정을 받지 않으면 내년 시즌을 보이콧하겠다"라고 나섰다.

     

    국가대표팀으로 국제 대회까지 출전한 선수를 향한 이들의 어이없는 집단 결의는 축구팬들과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들은 "사적인 자리에서 한 말"이라는 변명으로 사안을 면피하려 했지만 박은선을 향한 인권침해를 덮을 순 없었다. 무엇보다 '웃으며 잘해주던 지도자분들이 죽이려고 드는 게 힘들었다"는 당시 박은선 선수가 SNS에 쓴 글이다. 그리고 국제대회에 나설때면 중국과 일본이 성별 검사를 놓고 늘 딴지를 걸었다. 

    결국 국가인권위원회는 감독들의 행동을 성희롱으로 판단하고, 여자축구연맹과 축구협회에 징계하도록 권고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박은선 선수가 한국여자축구의 위상을 높여나가던 중에 같은 국적의, 그것도 같은 축구인으로서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 자체가 부끄러워야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특히나 박은선 선수가 더 큰 무대에 도전하고자 시즌 도중 러시아 로시얀카 WFC로 이적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또다시 공격을 그에게 퍼부으면서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세주처럼 손을 내민 건 아일랜드 출신 콜린 벨 여자대표팀 감독이다. 여자월드컵을 1년 앞둔 지난해 6월 캐나다와 평가전을 앞두고 벨 감독은 박은선을 호출했다. 벨 감독은 2019년 한국 지휘봉을 잡은 이후 꾸준히 박은선을 관찰했다. 여전히 한국 선수는 구제 무대에서 피지컬 약점을 드러내는데, 그가 전성기 시절 기량은 아니어도 충분히 효용 가치가 있으리라고 봤다. 

     

    그러면서 박은선은 국가대표로 다시 태어났다. 캐나다와 평가전엔 나서지 못했지만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부터 벨호의 전력원으로 조금씩 힘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 4월 잠비아와 두 차례 평가전에서 3골을 넣으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했다. 장점이 높이를 활용해 동료의 득점도 돕고 스스로 해결사 구실도 해내면서 벨 감독을 만족스럽게 했다. 

    운동선수로서 몸으로 배워온 것들이 바로 박은선이 삶을 대하는 태도로 되어 있었다. "노력한 만큼 안 된다고 좌절감을 느낄 것도 없다. 안 되면 계속하면 된다. 어릴 때는 기본기 훈련으로 같은 운동을 1000개씩 반복하는 걸 많이 한다. 처음엔 너무 하기 힘들다. 그런데 1000개를 할 수 있게 되면 어느새 1만 개도 할 수 있게 된다. 어릴 때 그런 걸 배워서 그런지 나이가 들어서도, '하면 된다' 하는 게 있다. 그래서 무언가를 오래 고민하거나 지난 일에 매이지 않는다. 현재, 그리고 내일의 목표가 중요하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도, 그 한 고비를 넘기면 숨통이 트이는 때가 온다는 것을 그는 의심 없이 믿었다.